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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야! 대신 이름, 업무효율 높아진 것 체감돼”···울산서 닻 올린 ‘이주노동자 이름 부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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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숭
2026-05-03 03:43 34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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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서 이름으로 부르면 존중(Respect) 받는 느낌이 들어요. ‘야’라고 반말로 부르면 무시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고요.”
울산 자동차부품업체 덕산기업에 근무하는 산드라디씨가 말했다. 산드라디씨는 한국에서 9년째 일하고 있는 필리핀 이주노동자다. 그는 “고향에서도 회사에서는 이름을 부르는 게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지난 27일 오전 울산 북구 테크노파크 자동차부품기술연구소 컨퍼런스홀에서 ‘2026 이주노동자 노동존중 캠페인-이주노동자에게 이름을 불러주세요’가 열렸다. 14개국 이주노동자를 포함해 약 150명이 참석한 이날 캠페인은 울산 지역 50인 미만 사업장 중심으로 진행됐다. 대기업에 비해 이주노동자 근무 환경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곳을 중심으로 이름 부르기 캠페인을 뿌리내리겠다는 의미다.
행사 현장에서 만난 이주노동자들은 하나같이 이름으로 불렸을 때 존중받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울산 진성공업에서 일하는 부디씨(인도네시아)는 “이름으로 불렸을 때 기분이 좋다”며 “나이 많은 분이 ‘야’라고 하는 것도 기분이 좋지는 않다”고 말했다. 동료 아리프씨(인도네시아)도 “‘야’로 부르는 건 너무 싫다”고 말했다.
이주노동자들은 현장에서 이름 대신 ‘야’로 불리기 일쑤다. 간혹 ‘파키스탄아’ 등과 같이 국적으로 불리기도 한다. 캠페인 진행을 맡은 ‘노동약자지원산업단 온(on)’ 소속 ‘여기우리’ 박기옥 대표는 “이주노동자 산업재해는 산재사망율이 내국인의 3.5배에 달하고, 산재사망자 10명 중 6명이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 소속”이라며 “이름 불러주기는 이들의 존재를 인정하는 첫걸음이이자, 산재 예방을 위한 존중의 상징적 의미”라고 말했다.
국내 중소업체 관리직들도 이주노동자들 이름을 부르는 게 작업 효율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레이저 금속가공업체 서창기업 김대경 부장은 “(이름을 부르면) 업무효율이 달라진다는 걸 체감한다”며 “손짓·발짓으로 부르거나 ‘야’ ‘여기’ 등 지시대명사로 불리면 이주노동자들도 기분이 상해 일하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예전에 다른 회사에서 일할 때는 이주노동자에게 욕을 하는 경우도 잦았다. 당연히 전체적인 회사 분위기도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덕산기업 손영숙 대리도 “야, 라고 부르면 사실 누구를 부르는지도 모른다. 빠른 업무 처리에 오히려 좋지 않다”며 “외국인 이름이다보니 외우기 힘들 수 있지만, 4대보험을 등록할 때 쓰는 이름 기준으로 줄여서 부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노동자 이름불러주기 캠페인은 앞으로 광주, 제주, 경기 안산, 강원 강릉 등에서 이어질 예정이다. 겨울철 외투나눔과 젓가락질이 서툰 이를 위한 구내식당 포크 비치 운동도 추진된다.
고용노동부 류현철 산업안전보건본부장은 “산업도시 울산에서 시작한다는 게 상징성이 크고, 시민들에게 반향도 큰 캠페인”이라며 “작은 현장에서도 이주노동자 이름 부르기를 잘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주노동자 인권 개선을 위해 지난해 전남에서 시작한 이 캠페인은 올해 공공상생연대기금, 금융산업공익재단, 사무금융우분투재단, 전태일재단 등 노동권익재단 4곳과 고용노동부가 지난 17일 업무협약을 맺으면서 전국으로 확산한다.
국세청이 넷플릭스 한국 법인에 부과한 법인세 추징액 762억원 중 687억원을 취소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콘텐츠 제공 주체는 해외 법인이므로 스트리밍 서비스 중개인에 불과한 국내 법인은 법인세를 낼 의무가 없다는 넷플릭스 측 주장을 법원이 받아들였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재판장 나진이)는 28일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넷플릭스코리아)가 종로세무서장 등을 상대로 낸 법인세 등 부과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쟁점은 넷플릭스코리아가 네덜란드 법인인 넷플릭스인터내셔널 B.V(NIBV)에 지불한 콘텐츠 사용 수수료를 저작권 사용 대가로 볼 수 있는지였다. 조세조약상 국내 법인이 해외 법인에 상품 판매 등 사업 소득 대가를 지불할 때는 법인세를 원천징수할 수 없으나, 저작권과 기술 등의 사용료 소득 대가를 지불할 때는 가능하다.
국세청은 2021년 넷플릭스코리아를 대상으로 세무조사를 실시한 뒤 법인세 약 800억원을 부과했다. 국세청은 넷플릭스코리아가 국내에서 콘텐츠 저작권을 사용해 매출을 올린 뒤, 저작권 사용료를 NIBV에 지급하면서 과세 대상 매출을 축소해 법인세를 21억원만 납부했다고 판단했다. 이후 조세심판원을 거쳐 추징액은 780억원으로 조정됐다.
재판부는 넷플릭스코리아가 콘텐츠 저작권을 사용하는 주체가 아니라, 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의 중개만을 담당한 것이라는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넷플릭스코리아는 국내에서 넷플릭스 서비스 접근을 가능케 하는 플랫폼을 운영하면서 광고 등의 보조적·부수적 활동을 수행하는 것으로 보일 뿐”이라며 “NIBV에 지급한 대가를 저작권 사용의 대가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넷플릭스코리아가 국내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ISP) 망에 설치한 자체 캐시서버(OCA)는 실질적으로 넷플릭스만을 위한 것으로, 이에 부과한 법인세는 정당하다고 봤다. 이에 따라 국세청이 넷플릭스코리아에 부과한 법인세 추징액 총 762억원 중 687억원이 취소됐다. 다만 이번 판결에 따라 향후 법인지방소득세 등도 일부 취소될 수 있어 넷플릭스코리아가 내야 할 세액은 더 줄어들 수 있다.
넷플릭스코리아는 판결이 나온 뒤 “넷플릭스는 한국의 조세법 및 관련 규정을 준수하고 한국 콘텐츠와 관련 생태계에 장기 투자를 이어가며 당국에 협조하고 있다”면서 “넷플릭스는 앞으로도 한국 및 한국 콘텐츠에 대한 기여를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28일 오전 8시52분 천안아산역에서 KTX를 타고 오전 9시40분 서울역에 도착한 이용관씨(70)가 발걸음을 재촉했다. ‘산업재해근로자의 날’을 맞아 서울에서 열리는 기자회견과 추모식 등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2016년 아들 ‘한빛(고 이한빛 PD)’을 떠나보내고 해마다 맞이하는 이날은 지난해 처음으로 법정기념일이 됐다.
그의 발길이 머무는 곳에선 수많은 유가족이 산재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있었다. 첫 일정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이었다. 산재 유가족 모임인 ‘다시는’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기도 한 그도 대표발언을 할 참이었다. 기자회견장 앞에 도착하자 산재 피해 유가족들과 노동단체 활동가들이 하나둘 그의 주변으로 모여들었다. 그들의 손을 맞잡고, 어깨를 끌어안는 모습이 익숙하다. “아직도 많이 아파?” 이씨가 손을 잡으며 한 유가족에게 안부를 물었다. 유가족은 웃으며 이씨 손을 맞잡았다.
오전 10시30분. 기자회견이 시작됐다. 마이크를 잡은 이씨는 휴대전화에 적어온 발언문을 보며 천천히 읽어 내려갔다.
“산재 사망 추모의 날은 단순히 슬픔을 나누는 자리가 아니라 또 다른 죽음을 막기 위한 다짐의 자리여야 합니다.”
담담하고 단호한 이씨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리셀 화재 참사로 딸 엄정정씨를 잃은 이순희씨, 쿠팡 물류센터에서 과로로 숨진 장덕준씨의 어머니 박미숙씨의 발언도 이어졌다. 서로 다른 사고였지만 “왜 죽었는가”라는 물음은 같았다. 이씨는 지난 10년 동안 이 질문을 수없이 들어왔다.
이씨의 아들 한빛씨는 2015년 12월 CJ E&M에 드라마 PD로 입사했다. 한빛이 소속된 tvN 드라마 <혼술남녀> 제작팀은 첫 방송 직전, 사전 제작에 참여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갑자기 해고했다. 한빛은 그들을 ‘정리해고’하고 이미 지급한 계약금을 돌려내라고 독촉하는 ‘악역’을 떠맡았다. 한빛은 “통장 정리하고 남는 돈이 있으면 빈곤사회연대 등 몇 개 단체에 후원금으로 내 달라”는 말을 남긴 뒤 입사 10개월 만에 생을 마감했다.
아들을 잃은 뒤 이씨는 2018년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를 만들었다. 2021년에는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에 나섰다. 산재로 누군가 숨졌다는 소식이 들리면 현장을 찾았다. 조문하러 다니는 일이 일상이 됐다. 최근 대전 안전공업 화재로 노동자들이 숨졌을 때도 그는 현장을 찾았다. 일주일에 두세 차례는 천안에서 서울로 올라와 생명안전기본법 제정을 촉구하는 활동을 이어갔다. 이씨는 한빛이 세상을 떠나고 지난 10년이 “눈 깜짝할 사이 지나갔다”고 돌아봤다.
기자회견을 마친 산재 유가족들은 인근 식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식탁에 둘러앉은 이들은 돌아가며 자신을 소개했다. 소개에는 자신의 이름보다 먼저 떠난 사람의 이야기가 붙었다. 삼성 반도체 노동자였던 고 김치엽씨의 아버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숨진 고 오요안나씨의 어머니, 현장실습 중 사망한 고 홍수연양의 아버지 등이 차례로 입을 열었다. 이씨는 “이한빛 PD의 아버지 이용관”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했다. 한 유가족이 “요즘 왜 이렇게 사람이 늘었느냐”고 묻자 테이블 한쪽에서 “우리는 사람이 늘면 슬픈 건데”라는 말이 나왔다.
식사를 마친 이씨는 아리셀 참사 책임자인 박순관 아리셀 대표의 형량을 대폭 낮춘 2심 법원 판결을 규탄하는 간담회에 들렀다. 숨돌릴틈 없이 오후 3시에 여의도 국회의사당역으로 이동했다. 고용노동부가 주최한 산재근로자의 날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산재 유가족이 정부 공식 기념식에 초청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무대에 오른 이씨는 준비해온 추모사를 읽었다.
“정권이 바뀌었지만 기업은 여전히 이윤을 앞세우고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뒤로 미루고 있습니다. 정부의 관리 감독도 현장에 충분히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씨는 “형식적인 기념식을 넘어 산재 예방을 위한 실질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이씨는 ‘다시는’을 법정 단체로 전환하기 위한 절차를 밟았다. 후원 회원을 모집해 단체 활동의 기반을 갖추려는 목표였다. 단체의 기틀을 다지는 게 우선 아니냐는 구성원들을 하나하나 설득해나갔다. 단체가 법적 토대 위에 굳건히 자리 잡아야 산재가 반복되지 않는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고 봤다.
쉬지 않고 활동을 이어온 이씨를 두고 주변에서는 “이제 그만하고 당신 삶을 살아라”는 말도 했다. 오는 10월이면 아들을 떠나보낸 지 정확히 10년이 된다. 이씨는 “그동안 한빛을 붙들고 살아왔다”고 회상했다. 그는 “앞으로는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고 말했다. 지난 10년도, 이날도 이씨의 곁엔 늘 한빛이 있었다.
이씨의 하루는 그렇게 저물었다. 오후 6시48분 천안아산역으로 향하는 KTX를 타기 전 마지막 일정으로 국회 앞에서 생명안전기본법 제정 피켓 시위에 참여했다. 그는 마지막 당부를 남겼다. “대통령 한 명만으로 달라지지 않아요. 시스템이 바뀌어야 하고 바뀌기 위해선 추모해야 합니다.”
소년공 시절 산재를 겪은 이재명 대통령은 산재 근절을 최우선 국정 과제로 추진해왔다. 생명안전기본법 제정은 이 대통령 공약이기도 하다. 이 대통령은 이날 “더는 삶의 터전이 죽음의 현장이 되지 않도록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며 산재 사망자들을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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