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게임머니상 [단독]“골프장 수사하다 외압에 쫓겨났다”는 내부고발 경찰관, 다 거짓말이었다···결국 재판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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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신도욱)는 지난 23일 현직 경찰관 김모 경사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김 경사는 2022년 6월 당시 경기 광주경찰서 조모 서장과 안모 수사과장, 강모 지능범죄수사팀장의 수사 외압 의혹을 언론을 통해 제기하고, 이들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검찰에 고발해 내부고발자로 알려진 인물이다.
김 경사는 당시 고발장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전·현직 경찰관들이 골프장 예약 특혜를 받은 정황을 포착해 시청 공무원과 경찰관 등을 뇌물 혐의로 입건하려 했으나, 강 팀장이 수사기록을 가져간 뒤 돌려주지 않았고 돌연 파출소로 인사발령이 났다고 주장했다. 그해 7월에는 지상파 방송사를 비롯한 언론에 김 경사의 실명 인터뷰와 수사 외압 의혹이 보도됐다.
김 경사는 2024년 4월에는 경찰청 내부 게시판 ‘현장활력소’에 “광주서 지능팀에 근무하며 뉴서울컨트리클럽(CC) 청탁금지법 위반 사건을 수사하던 중 상급자들의 외압이 있었다”며 “강 팀장에게 사건 서류를 뺏기고 파출소로 쫓겨났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강 팀장은 2024년 6월 김 경사를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검찰은 수사 외압에 파출소로 쫓겨났다는 김 경사의 주장을 거짓말로 판단했다. 김 경사는 수사 외압 의혹을 폭로하기 1개월 전인 2022년 5월 강 팀장을 찾아가 면담하면서 대화를 녹음했다. 그런데 이 녹음파일에는 김 경사 스스로 “파출소로 전보해달라”며 “전보되지 않으면 질병휴직을 하겠다”고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안 과장이 강 팀장과 함께 김 경사를 면담하면서 오히려 파출소 전보를 만류하는 대화도 녹음파일에 포함됐다.
경찰은 지난해 3월 김 경사가 허위사실로 강 팀장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인정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김 경사는 검찰에 반성문을 수차례 제출하며 강 팀장과의 합의 의사를 밝혔지만 1년이 넘도록 합의하지 못했다.
수원지검 성남지청도 2024년 12월 김 경사가 경찰서 지휘부를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무혐의 처분했다. 검찰은 김 경사와 지휘부가 수사 범위·방향에 대해 이견이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지휘부가 위법한 지시를 하진 않았다고 판단했다. 김 경사에게 고발당한 3명 중 안 과장은 무혐의 처분 3개월 전 지병 악화로 사망했다.
[주간경향] “이제 AI 없이 살아갈 수 없는 세상이잖아요. 지금 아이들은 스스로의 탐구를 통해서 어떻게 자신의 가능성을 만들어가느냐가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가 아이답게 자라는 공동체 교육 방식이 맞을 것 같았습니다.”(김두만씨)
아이가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김씨는 ‘공동체 교육’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김씨의 아이는 서울 마포구 성산동에 있는 도토리마을방과후 마포 협동돌봄센터에 다닌다. 올해 30주년을 맞은 도토리마을방과후는 부모와 교사들이 협동조합으로 꾸린 공동체로, 학교 밖 초등학생 돌봄 기관이다. 현재 초등학생 45명, 부모 88명, 교사 7명이 함께 꾸려나가고 있다.
지난 4월 28일 저녁, 이곳에서 부모와 교사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신입 조합원 교육이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AI 시대에 사교육 없이 아이를 교육하는 일, 도토리마을방과후의 교육 철학인 ‘아이가 아이답게 자란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AI 시대, 사교육 없이 아이를 키운다는 건
도토리마을방과후 아이들은 하교 후 ‘터전’이라 부르는 센터 건물로 모인다. 학교에서 걸어서 5분 남짓. 오후 6~7시 집에 가기까지 이곳에서 생활한다. 책을 읽은 후 주변 공원이나 놀이터, 학교 운동장에서 공동체 놀이나 공놀이 등을 한다. 산에 오르거나, 택견을 배우거나, 이웃 어르신 집에 방문해 간식을 전달하기도 한다. 놀이가 끝나면 간식을 먹고, 설거지와 뒷정리는 직접 한다. 아이들 스스로 동아리를 만들기도 하는데, 최근 ‘티볼’(야구 변형 게임) 동아리가 생겼다. 연령통합, 장애·비장애 통합 생활을 한다.
이날 교육에선 5학년 자녀를 도토리마을방과후에 보내고 있는 안소희씨가 선배 조합원으로서, 또 20년째 교사로 일하면서 느낀 경험을 이야기했다. 그는 “최근 학교에서 가장 크게 느끼는 점은 ‘쇼츠’와 같은 강력한 자극이 아니면 아이들이 반응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휴대전화를 보며 밥을 혼자 먹는 아이들이 늘고 있고, 학기 초에 새로운 친구들 사이에서 낯설고 어색한 느낌을 견디지 못해 휴대전화로 숨는 아이들의 모습을 자주 본다”고 했다. 그러다 어떤 아이들은 정서적으로 무너지고, 회복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안씨는 “미디어 노출이 일상화되고, AI 시대가 발전한 시대에 아이들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나와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라고 생각한다”며 “호기심이 있어야 자기를 발견하고 표현할 수 있고, 넘어져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그 힘은 놀이와 관계를 맺어가면서 배울 수 있다”고 했다. 놀이와 관계 맺음은 공동체 교육에서 지향하는 핵심 가치다. 안씨의 첫째 아이 역시 도토리마을방과후를 다녔고, 올해 중학교에 입학했다. 그는 “중학생이 되면 사춘기를 겪고 학습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부모와 친구들과 깊은 수준의 교류가 어려워지더라”며 “그런 교류 경험을 할 수 있는 때는 초등학생 시기라는 걸 절감한다. 첫째 아이는 도토리마을방과후를 다니면서 놀 수 있었던 것이 ‘좋았다’라고 말한다”고 했다.
부모, 교사, 교육 전문가 모두가 급변하는 시대에 아이들을 어떻게 돌보고 교육해야 하는지 고민한다. 대학 입시 위주의 교육정책이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입시정책이 변하지 않는 한, 사교육 시장은 꿈쩍하지 않는다. 지난해 초중고 사교육비는 27조5000억원. 초등학생의 사교육 참여율은 84.4%(주당 7.4시간), 월평균 사교육비는 1인당 51만2000원이다. 더 어릴 때부터 사교육에 노출되는 현상도 심화하고 있다. 고비용에도 영어학원 유치부(영어유치원)가 인기를 끄는 건 ‘우리 아이가 뒤처질까’ 하는 부모들의 불안 심리가 작용한다.
도토리마을방과후 부모들은 아이들의 사교육을 지양한다. 교과 학습과 예체능 활동을 온전히 배척한다기보다는, 아이들의 놀이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고 선행학습을 강요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남들 다 하는 선행 위주의 사교육을 하지 않으면 누군가는 “유별나다”고 하고, 누군가는 “무책임하다”고 한다. 이런 선택에 고민은 없을까. 올해 2년째 도토리마을방과후에 아이를 보내고 있는 권송씨는 “제가 자랄 때 사교육을 많이 받아서 스스로 취향이 없다는 생각을 한다”며 “아이는 자기 시간을 보내면서 취향을 알고 살아가길 바란다”고 했다. 공동육아 어린이집을 다닌 권씨의 자녀는 한글을 떼지 않은 상태에서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학기 초 공개수업 날, 친구 이름을 쓰는 빙고 게임을 하길래 권씨는 내심 걱정했다고 한다. 아이는 친구들에게 가서 “이름 좀 적어줘”라고 말한 뒤 게임에 잘 참여했다. 권씨는 이웃 어른과도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아이를 보며 공동체 교육을 통해 학교생활을 잘해나갈 힘을 키웠다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부모들이 꼭 자녀의 ‘뛰어난 학업 성취’를 바라서 사교육을 선택하는 건 아니다. 방과 후 돌봄 공백을 메우기 위해 선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자녀의 돌봄과 사회성 발달을 도울 기관을 찾았다는 김영은씨는 올해부터 3학년이 된 아이를 도토리마을방과후에 보내고 있다. 그는 “흔히 말하는 ‘대치동 사교육’을 제외하고 보면, 예체능 활동이나 돌봄 등 사교육은 적재적소에 필요한 기능으로 열려 있는 것 같다”며 “우리 아이는 1~2학년 때 조부모 돌봄, 공부방, 학교 방과 후, 사교육 뺑뺑이까지 다 해봤다. 부모들에게 선택지가 많지는 않다”고 말했다.
■아이가 아이답게 자란다는 건
현재 초등 방과 후 돌봄으로는 학교 안에 돌봄교실, 늘봄교실, 방과 후 프로그램이 있다. 학교 밖에는 정부·지자체가 운영하는 지역아동센터, 다함께돌봄센터가 있다. 민간에선 주로 학원이 돌봄 기능을 수행한다. 그리고 협동조합 형태로 운영하는 민간 돌봄 기관이 있는데, 도토리마을방과후가 여기에 속한다. 부모 출자금과 조합비로 운영한다. 비영리 기관이고, 돌봄이라는 공공 기능을 수행하는데도 공적 지원은 받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해 아동복지법이 개정 시행되면서 협동돌봄센터라는 이름으로 법제화가 이뤄졌다.
다른 돌봄 기관의 차이는 무엇일까. 교사대표인 장영진씨는 “보통 아이들의 일상을 들여다보면 학교와 가정으로 돌아갈 때까지의 시간을 채우는 기관들이 있고, 거기서 아이들 학습과 보호라는 기능을 수행한다. 다만 생활이라기보다는 이동과 과제 수행의 연속으로 구성돼 있다”며 “도토리마을방과후에서는 학습과 프로그램의 나열이 아니라 아이들이 머물고 관계를 맺고 경험을 쌓아가는 생활의 시간을 채우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이 혼자 자라지 않고 친구, 어른, 마을 속에서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했다. “아이가 아이답게 자란다”는 것은 아이가 있는 모습 그대로 존중받고,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서 충분히 놀고 사랑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장씨는 설명했다.
이 같은 공동체 교육을 경험하는 아이가 많지는 않다. 교육·돌봄의 핵심 기관인 학교에서 몸으로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은 날로 줄어들고, 하교 후 아이들은 여러 돌봄 기관과 사교육 현장에서 뺑뺑이를 돈다. 아이들이 아이답게 자라는 공간은 어떻게 만들어갈 수 있을까. 장씨는 “그동안 아동정책은 아동의 시선이 아니라 어른 중심으로 바뀌어왔다”며 “예를 들어 학교에서 돌봄 시간을 확대한다는 취지에서 도입한 늘봄교실의 경우 밤 시간대까지 운영한다고 하는데, 아이들에게 과연 좋은 것인지 질문해야 한다”고 했다. 돌봄의 양과 질을 고려해 부모의 노동시간을 단축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초등학생 1학년 자녀를 둔 고동현씨의 말이다.
“돌봄 인프라를 확충하는 일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기본적으로는 부모들이 육아에 더 많이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게 더 중요한 일이 아닐까요.”
[주간경향] 새벽 4시 30분, 아이의 울음소리에 이른 아침을 맞는다. 아이를 씻기고 먹이고 어린이집에 보냈다 데려오고, 또 먹이고 씻기고 재우기까지 하루가 눈 깜짝할 새 지나간다. 틈틈이 집안일 하기, 프리랜서라면 시간 내서 업무 수행하기, 둘째가 있다면 이유식 만들기, 주말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나들이 가기….
지난 4월 22일 저녁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만난 ‘육아하는 아빠들’이 들려준 일상이다. 참여연대는 지난 2월 ‘돌봄 기본법(안)’을 입법 청원했다. 이 법안은 저출생·고령화, 다양해진 가족 형태, 노동환경의 큰 변화 속에서 생애 전 과정을 아울러 돌봄의 권리를 명문화하고 국가와 지자체의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참여연대는 3월부터 ‘돌봄 토크’ 월례 행사를 마련, 4월에는 돌봄을 받을 권리 못지않게 돌볼 권리도 보장받아야 한다는 취지에서 아이 돌봄의 주체인 아빠들의 이야기를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행사에는 20여명이 참석했다.
■육아하는 기쁨과 어려움
육아하면서 보람을 느낄 때와 힘든 순간은 언제일까. 정경직씨는 44개월 된 쌍둥이를 키우고 있다. 아이들이 “아빠가 좋아”라고 말해줄 때 기쁨을 느낀다. 정씨는 육아휴직을 쓰고 아내와 함께 아이들을 돌봤는데 아내가 우울증을 겪으면서 1년여 긴 터널을 지났다고 했다. 그는 “돌봄 하는 사람의 마음을 돌보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5개월 아이를 키우고 있는 박홍준씨는 “저랑 아내랑 둘 다 프리랜서라서 공동 양육을 하고 있는데도 아이는 늘 엄마를 먼저 찾는다”며 “그런데 대변은 꼭 제 품에서 본다. 그 순간에 보람을 느낀다”며 웃었다. 어려움은 일과 육아의 균형 맞추기다. “프리랜서 특성상 경제적으로 불안할 수밖에 없습니다. 일을 하긴 해야 하는데, 아이를 더 잘 키우고 싶은 마음도 크고요. 아내와 시간대를 나눠서 육아와 일을 번갈아 하고 있는데, 그 균형을 맞추는 게 가장 큰 스트레스입니다.”
이날 행사에는 <제 커리어에 육아는 없었습니다만>의 저자인 회계사 이총희씨가 초대 손님으로 참여했다. 49개월, 9개월 된 두 아이를 키우는 이씨는 첫째 아이가 태어난 후 일을 멈추고 육아를 시작했다. “애 키우다가 분노를 많이 해서 책을 썼다”는 그는 “육아는 노동문제다. 일하면서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인가 질문할 수밖에 없다”며 “경쟁 중심 사회에서 아이를 안고 뛰면 뒤처질 수밖에 없고, 그런 것은 감내하라고 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했다.
육아하는 아빠는 특별할까. 육아는 부모 공동의 일이다. 다만 여성이 육아를 전담해온 역사가 있고, 여전히 맞벌이 부부를 기준(‘2025 통계로 보는 남녀의 삶’, 2024)으로 봤을 때 가사노동(가사관리 및 가족돌봄) 시간을 보면 아내(2시간 51분)가 남편(59분)보다 육아를 하는 시간이 길다. 바뀌지 않는 사회적 인식과 미흡한 제도가 맞물린 결과다.
돌봄 수요가 큰 시기는 영유아기로, 제도적으로는 부모가 육아휴직을 쓸 수 있는 시기다. 최근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높아지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25년 남성 육아휴직급여 수급자 수는 6만7200명으로 전체의 36.5%를 차지했다. 전년(4만1829명)보다 약 1.6배에 늘었고, 2021년(2만9041명)보다는 약 2.3배 늘었다.
그럼에도 육아를 전담하는 아빠는 여전히 상대적 소수다. 이총희씨는 “언론에서는 아빠 육아휴직이 많이 늘었다고 하지만 제가 아이 키우면서 주변에서 육아하는 아빠들을 거의 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는 “아빠의 육아는 당연한 일인데 이렇게 육아하는 아빠들을 따로 모이게 한 행사 자체가 성별 고정관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다만 우리 사회에 가부장 부양 모델을 당연한 것이라는 인식도 여전해서 아빠들이 (아빠는 육아보다는 일을 해야 한다는) 사회적 압박을 받고 있는 것도 현실”이라고 했다. 박홍준씨는 “‘맘카페’나 ‘단체 채팅방’ 등 육아 커뮤니티가 아빠는 가입 자체가 어려워서 육아 정보나 고충을 주고받기 어렵다”고 했다. 낮 시간대 아이와 함께 활동하는 아빠를 향한 ‘경제적 능력 없음’이라는 부정적인 시선을 느낄 때도 있다고 아빠들은 말한다.
목마르면 우물을 파는 법. 아빠들의 자생 모임도 생겨났다. 아빠들의 육아일기를 주 1회 뉴스레터로 발송하는 ‘썬데이 파더스 클럽’에 참여하고 있는 손현씨는 “육아하는 시간을 기록하면서 혼자 하기 벅차니까 번갈아 쓰자면서 아빠 육아 모임을 만들었다”며 “아빠들이 오프라인으로 만나는 모임이 매우 희소해서인지 미디어에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고 했다. 이어 “‘육아일기 쓸 시간 있으면 육아를 해라’라는 말도 듣는데, 아빠들이 조금 더 나와서 이야기를 해야 (육아에도) 더 동참할 것 같다”고 했다.
■함께, 더 나은 돌봄을 할 권리
이날 초대 손님으로 ‘위스테이별내 꿀꿀이 아빠모임’(위꿀아)을 이끄는 박태관씨도 참여했다. ‘위꿀아’는 같은 아파트단지에 살며 2019년생 자녀를 둔 15명의 아빠가 만든 모임으로, 6년째 활동하고 있다. 매월 마지막 토요일마다 아빠들이 아이들과 여행, 연극, 미술, 음악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아빠들 각자의 재능을 살려 돌봄과 교육을 나눠 맡는다.
박태관씨의 말이다. “회사에선 동료라고 하는데 육아는 동지라고 표현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만큼 끈끈함을 느낍니다. 내 아이만 아니라 다른 아이들을 함께 키우다 보니 아이마다 가지고 있는 특별함을 알게 되고, 같은 동네에 사니 돌봄 공백을 메우는 데도 큰 도움이 됩니다. 아이들 입장에선 14명의 삼촌과 형제 같은 친구들이 생겼고, 사회성을 키우는 데도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지역 주민을 초대하는 행사를 열기도 하고, 육아 모임을 만들고 싶어하는 부모들을 초대하기도 했습니다. ‘위꿀아’를 보고 엄마, 아빠들이 같이하는 육아 모임들이 여럿 생겼는데, 가장 큰 성과이기도 합니다.”
아빠들은 아이를 함께 키우는 경험이 사회 인식을 바꿔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위꿀아’의 구성원인 50대 장태원씨는 “제가 젊어서 일할 때는 지금보다 일 중심적으로 생각할 때여서 (아빠가) 육아를 외면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우리 세대가 지금 회사의 시니어들인데, 자녀들이 대부분 성장했기 때문에 공감을 잘 못 한다”고 했다. 이어 “저는 지금 육아를 해서 회사에서도 육아하는 아빠를 충분히 공감하면서 밀어주려고 한다. 직장, 공동체 안에서 육아하는 아빠들에 대해 인정하고 독려해주면 육아 참여도 늘어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아빠들이 생각하는 더 나은 돌봄은 어떻게 가능할까. 정서적으로는 육아 모임 활성화, 아빠 육아에 대한 인식 개선 등이 꼽혔다. 돌봄의 질을 높이기 위해 어린이집·유치원, 소아청소년과 의원 및 야간 병원, 놀이시설 내 가족 샤워실 등 육아 기관·시설이 지역 불문하고 충분히 갖춰져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제도적으로는 육아휴직을 쓰기 어렵게 만드는 회사 분위기, 성별 임금 격차, 낮은 육아휴직 급여액 등을 손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엄마든 아빠든 좋은 육아할 수 있는 환경을 큰 틀에서 바꿔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정경직씨는 “육아는 시간과 돈의 함수 속에서 내가 육아에 (시간과 돈을) 얼마나 할애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두고 계속 균형을 찾아가는 일”이라며 “직종이 굉장히 다양해지고 고용 형태도 정규직이 점점 줄어드는 시대에 (자영업자·프리랜서 등은 쓸 수 없는) 육아휴직이 마치 전부인 것처럼 생각하면 안 된다”고 했다. 이어 “여전히 ‘아빠’는 주 양육자가 아닌 것처럼 얘기되는데, 엄마와 아빠가 양육 파트너로서 각자 역할을 해나갈 수 있도록 사회문화적 인식이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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